프레데릭 루시앙 Frederique Lucien (1960-, lives and works in Paris)
1960년 프랑스 브리앙송에서 태어나, 현재 프랑스 파리에서 거주하며 활동 중이다. 프랑스 국립미술학교인 에꼴 드 보자르 École des Beaux-Arts 졸업 후, 1991-1992년, 2년동안 로마의 빌라 메디치 Villa Medici 의 프로그램에 참여하였다.
1986년, 미국의 여성추상화가인 조안 미첼 (Joan Mitchell, 1925-1992)을 만나며 클로드 모네의 작업실이 있던 베테유 Vétheuil 지방에 거주하게 되었다. 조안 미첼의 소개로 프랑스의 유명 화상인 장 프루니에(Jean Fournier, 1922~2006)를 만났으며, 1990년 파리의 장 프루니에 갤러리에서 첫 개인전을 가졌다.
이 후, 까르띠에 파운데이션의 지원과 장 프랑수아 밀레 상 수상 등을 비롯하여 니스의 피카소미술관, 프랑스 파브르 미술관 등 유수의 미술관과 기관에서 초대전을 가지며 전 세계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인체와 사물, 식물 등의 부분적인 요소에 관심을 가지며, 전체가 아닌 그 일부 자체가 가지는 특징과 독립성을 페인팅, 드로잉, 꼴라주, 세라믹, 판화와 출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여 자신만의 조형성으로 풀어나가고 있다.
1987년부터 지속적으로 작가의 토대가 되는 이미지 중의 하나는 식물이다.
이번 개인전에서도 집중적으로 찾아볼 수 있는 식물과 자연의 형상은 겹쳐지거나 확대되는 등, 점차 추상적인 방향으로 변모된다. 특히 종이를 오리는 컷아웃 기법으로 완성된 장식적 요소, 유기적인 형태의 반복과 변형 등은 프레데릭 루시앙의 작품에서 볼 수 있는 주요한 특징이다.
이번 개인전 [Beautiful day, Beautiful night and Melancholy_아름다운 날, 아름다운 밤, 그리고 멜랑콜리]는 프레데릭 루시앙의 국내 첫 개인전으로, 종이를 자르는 컷아웃 cut-out 기법을 사용하여 작업한 ‘Bell de Jour 아름다운 날 ’, ‘Bell de Nuit 아름다운 밤’, ‘Mélancolie 우울함’, ‘Feuiler 잎 ’ 시리즈 외 캔버스 천 위에 잉크로 제작된 ‘Variation 36/36’, 구리와 동 등의 재료로 식물의 이미지를 잘라 배열한 평면 조각 ‘Jardin d'hiver 겨울정원’ 등을 선보인다.
특히 작가는 개인전의 오프닝 행사, 2주 전부터 한국에 입국하여 부산에서 머물며 수영구의 한 공방에서 한국의 전통공예인 옻칠과 자개 공예를 배웠다. 한번 칠하면 7시간 이상을 말려야 하는 시간과 인내의 결과인 전통 옻칠과 조개껍데기를 하나하나 붙이는 자개 공예는 섬세하고 세밀한 프레데릭 루시앙의 작품 제작방식과 성격과도 잘 맞아떨어졌다. 건조하는 과정에서 높은 습도를 유지해야 하는 전통 옻칠이기에 프랑스의 서쪽 끝, 대서양에 면해있는 브레타뉴 Bretagne 지역의 작업실에 건조대를 만들어 프랑스 현지에서도 이 기법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전통적이고 역사적인 건축물과 초현실적인 고층 빌딩 사이로, 아름다운 바다와 벚꽃이 만개한 부산의 풍경은 프레데릭 루시앙에게 프랑스 파리가 작은 시골처럼 느껴질 만큼 낯설고도 신선한 장면이었다. 한국에서 마주한 다양한 문화적 경험과 전통 공예 기술에서 얻은 영감을 다음 작품에 담아낼 예정이다.
Belle de Jour & Belle de Nuit
아름다운 날 & 아름다운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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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lle de Jour 2023
gouache on cut paper
40 x 30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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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lle de Nuit 2023
acrylic on cut paper
40 x 30 cm
‘Belle de Jour-아름다운 날’과 ‘Belle de Nuit-아름다운 밤’ 두 시리즈는 낮과 밤처럼 대비를 이루며 서로를 응시한다.
하나는 식물 실루엣을 드러내고, 다른 하나는 그 반대 형태인 빈 공간을 통해 모습을 드러낸다.
특히 ‘Belle de Nuit-아름다운 밤’ 시리즈에서는 식물 형상이 잘려나간 중앙의 여백이 외곽 장식처럼 드러나며, 색채가 마치 바깥에 걸쳐진 드레스처럼 화면을 감싸고 진동을 일으킨다.
여기서 색과 평면의 개념은 중요한 역할을 하며, 작가는 자연의 사실적 재현보다는 부분의 표현과 모티브 사이의 긴장감에 주목한다. 이 긴장감은 크기의 변화, 클로즈업, 장식적 구성 등을 통해 극대화된다. 장식성에 대한 질문은 1970년대 이래로 서양 예술 활동에서 매우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 질문은 아주 오래된 논의로, 작가는 이를 통해 자연과 추상, 유기적 형태와 장식의 경계를 넘나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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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élancolie
멜랑콜리
‘Mélancolie-멜랑콜리’는 트레싱지 위에 흑연, 잉크, 아크릴 물감 등을 사용해 제작한 시리즈로, 흑백으로 작업하는 것이 원칙이다. Belle de Jour와 Belle de Nuit 시리즈와 달리 작업의 마지막 단계에서 종이를 잘라내어 화면을 완성한다.
비와 눈 등 자연을 연상시키는 이 작업은 순수하고 맑은 감각을 지향하며, 낮이 저물고 밤이 오기 전 이른바 "개와 늑대의 시간"라 불리는 순간의 분위기를 담아낸다. 작가에게 이 시간대는 내면의 정서를 일깨우는 특별한 순간으로, 이러한 감정에서 비롯된 시리즈이기에 제목 또한 자연스레 ‘Mélancolie-멜랑콜리’로 이어졌다.
Mélancolie 2023
graphite, ink and acrylic on tracing paper
40 x 30 cm
Jardin d' hiver
겨울 정원
‘Jardin d' hiver-겨울 정원‘ 시리즈는 작가의 집과 작업실 주변에서 관찰한 식물의 형태를 모티브 삼아, 이를 반복하고 변주하는 과정을 통해 작업을 전개한다. 동일한 형태를 색과 재료, 구성을 달리하여 자연의 파편적 이미지를 구축하였다. 구리, 황동, 알루미늄 등 금속으로 잎과 꽃의 형상을 절단해 제작한 오브제 작업으로, 네다섯 개의 금속 조각들이 하나의 그룹을 이루어, 서로 연결되고 응집되어 '겨울 정원'을 구성한다.
절단과 배치, 남김과 비움의 과정을 통해 완성된 금속 형태들은 장식적 패턴으로 확장되며, 공간 전체에 유기적 리듬을 만들어낸다. 작가는 이를 통해 자연과 삶의 형태를 찾아가며, 사라지지 않는 영원한 정원의 이미지를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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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uiler
잎
‘Feuiler-잎’ 시리즈는 식물의 잎 형태를 모티브로, 자르고 겹치고 배치하는 방식으로 전개되는 작업이다. 마티스의 종이 컷아웃 작업과 루베 박물관의 패브릭 라이브러리에서 관찰한 오래된 직물 패턴 등에서 영감을 받아 장식적 모티브와 자연의 형태, 회화와 응용 예술 사이에서 유기적인 대화를 시도한다.
작가는 기하학적이고 규칙적인 프레임 구조의 배경 위에 잘라낸 식물 형태를 배치함으로써 두 개념 사이의 긴장과 조화를 실험한다. 반복되는 구조 위에서 식물 모티브는 또 다른 리듬과 움직임을 만들어내며, 화면 전체에 진동과 시각적 음악성을 불러일으킨다.
이 작업에서 잎은 자연의 일부이자 동시에 그림, 디자인, 장식, 심지어 종이 한 장의 물질성을 상기시키는 상징적 소재로 작동한다.
Feuiller (Etude) 2013
acrylic on cut paper
64.5 x 50 cm
Exhibition view

Photo by Choo Junho

Photo by Choo Junho

Photo by Choo Junho

Photo by Choo Junho